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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탈리아 기행 1 | 요한 볼프강 폰 괴테

고전 문학/18세기 문학

by 트레북러 2022. 2. 28. 09:1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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괴테의 책을 책장에서 발견하면서, 3년 전 그의 대표작 [파우스트]를 꾸역꾸역 읽으며 얼마나 고통스러웠는지가 떠올랐다. 이번에 10년여만의 이탈리아 여행을 앞두고 그의 저서 [이탈리아 기행]을 읽어내지 않으면 안 된다는 의무감에 사로잡혀 있었다. 과연 잘 해낼 수 있을 것인가.

파우스트의 저자 괴테는 1749년에 태어났다. 당시의 격변하는 시대상은 고전주의에서 낭만주의에 이르기까지 다양한 문예 사조에도 또한 영향을 미쳤다. 1774년 괴테의 [젊은 베르테르의 슬픔]은 그가 25살이던 시기에 약혼자가 있는 15살의 소녀를 사랑한 본인의 경험담이 녹아 있는 작품이다. 그는 그녀 외에도 수많은 여인을 사랑했는데, 특히 바이마르에서 만난 샤를로테 슈타인 부인과의 관계를 통해 상류사회 문화를 접하게 된 일화가 유명하다. 그 후 그는 도망치듯 이탈리아로 기행을 떠났고, 그때의 경험에 힘입어 [파우스트]를 포함한 숱한 걸작을 집필한다. 말하자면 이탈리아 기행은 그에게 터닝 포인트였다.



이탈리아 기행의 목적

제 여행의 원래 의도는 독일에서 저를 괴롭힌, 그리하여 급기야 저를 쓸모없게 만든 육체적, 정신적 상처로부터 저 자신을 치유하는 일이었습니다. 그리고 나서는 진정한 예술을 향한 저의 뜨거운 갈증을 달래는 것이었던즉 전자는 어느 정도, 후자는 완전히 뜻을 이루었습니다.
-괴테


기행문의 평범한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글이었다. 괴테는 자신의 편지에서 밝힌 심정과 같이 그는 이 20여 개월간의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예술에의 갈증은 달랬다고 했다. 그가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어떤 것을 보고 느꼈던 것일까? 무엇이 [파우스트]등의 대작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을까? 

그는 이탈리아 여행에 완전히 빠져들었다. 이탈리아와 혼연일체가 되었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이었다. 이탈리아 여행으로 자신의 어학 실력을 시험할 수 있겠다고 기뻐할 만큼 이탈리아어를 일상어로 만들었고, 신분까지 속여가며 수행원을 대동하지 않았던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.

 

내가 이 놀라운 여행을 하는 목적은 나 자신을 속이기 위해서가 아니라, 여러 대상을 접촉하면서 본연의 나 자신을 깨닫기 위해서다.
괴테

 

1부와 2부


새벽 3시, 칼스바트를 몰래 빠져나와 이탈리아로 떠나기 위해 브레너를 향하는 괴테의 일기로 시작된다. 1부는 괴테의 일기와 편지를 중심으로 그려지고, 2부는 두 번째 로마 체류 기간 그가 주고받은 편지, 메모, 논문, 잡지, 기사 등이 포함된다. 그는 그가 주고 받은 편지들을 분류하고 수집하고 편집하고 정리해두었다. 그리하여 독자들로 하여금 '자신의 여정을 쉽게 개괄할 수 있게' 하였다. 또한 본인의 경험담을 자신의 가슴속에 토해 내어 스스로 일종의 '전율을 느끼고' 싶어하였다.

 

괴테와 이탈리아의 각 도시들


괴테가 묘사한 아름다운 이탈리아의 도시들에 대한 몇몇 예시이다.

아름답게 갠 좋은 날씨에 갯벌과, 바다와 결혼한 여왕 베네치아를 내 눈으로 바라보고, 또 그녀의 품속에서 친구들에게 인사를 보낼 수 있으리라.

​ 뱀처럼 구부러진 큰 운하는 세계의 어떠한 가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세계의 어떤 광장도 성 마르코 광장 앞에 펼쳐진 공간에 비견될 수 없다.

​대운하에 의해 분단되어 있는 베네치아 시의 중요한 두 부분은 리알토 대교라는 하나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.
-베네치아 -
가장 훌륭한 것은 밀라노에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'최후의 만찬'의 모사화였다. 예수가 제자들과 함께 즐겁고 편안하게 식탁에 앉으면서 "그러나 너희들 가운데 한 사람 나를 배반하는 자가 있으리."라고 언명하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. 
-밀라노-
나는 오직 로마에서만 진정으로 인간이 무엇인지 느꼈다고 말할 수 있네. 이후로 그러한 고양된 느낌, 그러한 행복에 도달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 말이야.

​우리가 로마의 사육제를 묘사하려고 한다면 다음과 같은 반박을 각오해야 한다. 원래 그렇게 거창한 축제를 묘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. 감각적인 대상이 그렇게 큰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장면을 직접 육안으로 보아야 하고, 각 개인은 자기 식대로 보고 이해해야 한다. 
-로마-

 

2편에서 계속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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